광주 유네스코미디어아트창의도시 프로젝트 - 3부 문화수도 광주의 잰걸음 (마무리)
이번 광주예찬 글에는 번호가 붙지 않는다. 지난 1·2부에서 다루었던 빛고을아트스페이스와 빛고을시민문화관, 그리고 언급되었던 광주 세계유네스코미디어아트창의도시플랫폼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보고 싶다.
광주는 그간 문화수도를 자처했다. 참여정부 시절부터 시동을 걸었던 문화수도 프로젝트는 박근혜 정부 시절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개관하며 꽃을 피우는 듯 했다. 그러나 기반 인프라에 비해 찾는 사람과, 또 그에 대한 스토리가 적절히 배합되지 못했다. 물론 기반 인프라가 매우 뛰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훌륭하고,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점과 막상 시민들이 문화산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점 등이 악순환의 고리로 작용했다. 모든 산업이 그렇겠지만 문화산업은 특히 찾는 사람이 없으면 그대로 사장되어 버린다. 그래서인지 광주는 아트를 시민들에게 직접 노출시키고자 '광주폴리'라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이행했다. 실제로 호남고속도로 광주TG부터 시작해 광주 곳곳에는 광주폴리 작품들이 설치 및 전시되어있다. 그러나 이러한 광주폴리는 지역 주민들에게 흉물로 인식되었고, 많은 반발이 지역 언론을 통해 노출되기도 했다.
그래도 그 중 가장 성공한 광주폴리를 꼽으라고 한다면 광주TG 아치 상단부에 크게 설치되어 있는 관문형 광주폴리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미디어아트의 거장 이이남 작가가 직접 디자인한 작품으로 광주의 멋, 그리고 무등산을 표현하였다. 이처럼 이이남 작가는 광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며 문화수도 광주의 명색을 지켜주었다. 이번 광주예찬 특집 '유네스코미디어아트창의도시 프로젝트'도 이 때문에 기획했다. 유네스코가 선정한 대한민국 유일의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문화수도라는 이름에 걸맞는 도시로 잰걸음을 하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위 사진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언급되었던 세 건물의 위성사진이다. 빛고을아트스페이스와 빛고을시민문화관은 서로 붙어있고, 유네스코미디어아트창의도시 플랫폼은 바로 길 건너에 만들어지고 있다. 이 세 건물의 위치가 정말 절묘할 정도로 좋은 이유는 광주 문화관광의 정말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쪽으로는 과거 구도심이라고 할 수 있는 충장로와 금남로, 전일빌딩, 그리고 가장 중요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위치해 있다. 더 멀리 보자면 과거 부촌이자, 지금은 광주의 경리단길이라 불리는 동명동 거리와, 조선대학교가 위치해 있다. 그 반대로 서쪽에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광주공원과, 스카이라인이 잘 정비된 광주의 구도심과 무등산 간의 아름다운 조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직타워가 있다. 이에 더해 펭귄마을로 유명한 양림역사문화마을이 위치해 있다.
즉, 이번 프로젝트의 건축물들은 양 쪽의 관광 자원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는 점에 가장 주목해야 한다. 각 문화관광지별로 연계성이 강화된다면 각각의 장소가 더 꽃을 피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행인건지는 몰라도, 빛고을아트스페이스 주변으로 변화의 움직임이 보였다. 과거 침체되었던 구도심 주변지역으로 경관상태가 엉망이었으나, 소규모 건물 단위로 개선의 여지가 보이기도 했다. 물론 개선의 여지가 아니더라도, 보존 시 충분히 가치있을만한 문화연계 점포도 많았다.
다만 한가지 우려스러웠던 점이라면, 해당 지역 주변에서 재개발을 준비중이라는 점이었다. 물론 노후주거지는 개선이 필요하지만 왜 하필 저 곳이었을까 싶을 정도로 위치가 아쉬웠다. 또, 지역주택조합 재개발이 주변 경관과는 어울리지 않는 위압적인 경관으로 들어설 게 뻔하기에 더 우려스러웠다. 적당한 개보수 이후에는 제 2의 동명동, 제 2의 양림마을이 만들어 질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광주는 문화산업에 많은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또 다양한 문화사업에서 실적을 조금씩 내는 모습을 보이면서 광주 시민들에게도 전과는 다른 인식을 심어주려 하고 있다. 무등산과 5·18, 그리고 문화가 다소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는 흔히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광주다움'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광주다움은 정치적인 요소가 아니라, 광주만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와 장점을 가지고 승부를 보는 점이다. 또 이를 바탕으로 문화산업이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빛을 발하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꼭 빛을 발하는 날이 올 것이다. 너도나도 짓는 케이블카와, 너도나도 짓는 루지에 질린 국민들이 찾을만한 도시가 광주가 될 것이다.
광주에 타워가 몇 개 더 생긴다고 광주에 관광오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건물과 경관으로 승부를 볼 수 없다는 점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통해 철저히 알게 되었다.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좋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부산처럼 아름다운 바다가 있는 것도 아니다. 스토리 없는 건축물은 그저 다른걸 보러 왔다가 잠시 들러 구경만 하는 콘크리트 더미일 뿐이다.... 라고 극단적으로 말하고 싶다. (그렇지만 예외는 있는 것 같다)
광주가 인터넷 상에서 '노잼도시'라고 불리우는 사실을 파고들면 매우 안타깝다. 실제로 광주는 관광산업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는 도시이다. 단순히 스키장을 짓고 케이블 카를 만드는 관광산업이 아닌 역사와 스토리를 바탕으로 내실이 담겨있는, 교훈이 담겨있는 관광아이템에 집중한 점이 타 도시와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면에서 테마파크나 유원지 시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미가 없게 느껴진 것이다.
그러나 광주는 직접 찾아다니며 재미를 찾는 매력이 있다. 까도 까도 매력만이 넘치는 도시다. 그래서 광주예찬이라는 컨텐츠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광주 세계유네스코미디어아트창의도시 플랫폼이 광주 문화산업의 중축이 되어 미래 광주의 상징이 되었으면 한다. 또 그런 의미에서 다음 광주예찬 컨텐츠도 아트에 관련된 장소를 다뤄보고자 한다.
"훌륭하고 아름다운 광주에 찬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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